개가 싫다
Written by.심각한비증
차나 한 잔 끓여먹을까 하는 생각으로 커피포트를 들어올렸습니다.
그러자, 커피포트 밑에 깔려 있던 하얀색 종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녀석, 이번엔 또 여기였군요.
두어번 접은 하얀색 종이를 펴서 읽어보니 애교스런 말투에 하트는 몇 개를 그려놓은 건지 닭살이 돋을 법한 편지가 쓰여져 있습니다.
누구 소행이냐구요?
누구긴 누구겠어요.
지금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 박정민, 이 녀석이죠.
식탁에 다가가선 녀석의 뒷통수를 살짝 쳐 준 다음 마주 앉아선 정민이에게 편지를 보여줬습니다.
"이번엔 커피포트였어?"
"뭐가?"
"편지 말야."
"글쎄에-"
매번 이런 식입니다.
집안 곳곳에 나에게 쓴 짧은 쪽지를 숨겨놓는데, 그걸 운이 좋으면 찾고 또 운이 없으면 영영 찾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게 베개 밑이 될지, 신발 안이 될지, 냄비 안이 될지는 다 이걸 숨기는 정민이 녀석의 맘입니다.
한 번은 그냥 주면 돼지 왜 굳이 숨겨 두냐고 물으면 녀석은 대답했습니다.
'부끄럽잖아-'라고.. 참, 저와 내 사이에 부끄러울 것도 따로 있지..
어쨌거나 녀석은 제가 쪽지를 찾고 나면 자신이 써 둔것이면서도 항상 모르는 척입니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똑같은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네요. '부끄럽잖아-'라구요.
"이 집에 너랑 나, 둘이 사는데 이거 숨기는 것 좀 그만해라. 찾기 힘들어."
"둘이라니?"
"그럼 둘이......어??"
갑자기 발이 뜨끈-해져 오는 게 온천수라도 맞은 기분입니다.
고개를 내려 식탁 밑을 바라보자 살랑이고 있는 꼬리가 보입니다.
"아...아...썩을!!!! 아!!!!"
"어어...쉬했어?"
"아,저게 진짜!!"
여기서 한 가지 말해드리자면 전 개가 싫습니다. 그냥 개가 싫습니다.
왜 개가 싫으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옛날 궁의 수랏간에서 어릴 때부터 궁중음식에 큰 재주를 보였던 어느 신동의 말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냥 개가 싫어서, 개가 싫다고 한 것이온데 왜 개가 싫으시냐고 물으시다면 저는 할 말이 없다고요.
그런데 재수없게도 어째 사랑하게 된 녀석이 애견광입니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그리고 지금,저는 또 미치고 팔짝 뜁니다.
정민이가 이 집의 세번째 가족이라 주장하는 이 '개'가 기분좋은 아침, 제 발에 실례를 했거든요.
"와...와씨!!! 아,개새끼 저거 진짜!!"
"어떡해. 화장실가서 빨리 씻구와~"
"아,내가 개새끼는 밖에 두랬잖아!"
"이렇게 귀여운 애를 어떻게 밖에두냐,춥게?"
"귀엽긴!! 징그러워 죽겠구만!!"
"아,형은 빨리 발이나 씻구와."
이런 식입니다. 어찌나 개를 좋아하는지, 뭘 잘못해도 '오냐오냐-' 다 받아줍니다. 녀석도 그걸 아는 건지 나에게 유독 사고를 치는 일이 잦습니다.
맘 같아선 저런 개 버리고 싶지만서도 어쩝니까. 정민이가 저토록 좋아하는데.
녀석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 개를 버렸다간 내 목숨이 한 개여도 모자라서입니다. 난 살고싶거든요.
식탁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왔습니다. 발에 개오줌 냄새가 베였으면 어쩌나 걱정부터 납니다.
멀쩡한 화장실을 놔두고 왜 내 발에 오줌을 싸는 건지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여간 저 개..잡아먹던가 해야지..."
"뭘 먹어?"
"....어?"
"뭘 먹어?"
"......."
정민이가 수건을 내밀면서 싱긋 웃어보입니다. 하지만 그 입꼬리가 살짝 옆으로 올라가 있는 걸로 봐서 저건 상당히 기분 나쁜 것을 숨기고 있는 일명 썩은미소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냥...갑자기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
저를 한참이나 썩은미소로 바라보던 정민이가 제 얼굴에 수건을 휙 던지더니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참,어이가 없습니다. 제가 피해자이지 않습니까? 기분 좋은 아침에 개가 내 발에 들이대서 오줌을 쌌는데, 아니 어느 사람이 기분이 좋겠냔 말입니다.
쨌든 물로 발을 한참이나 씻고 나서 수건으로도 몇 번을 닦고 방향제까지 뿌렸습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정민이는 혀를 끌끌 찼구요.
"쯧쯧..."
"뭐가 또!"
"그깟 오줌 한 번 쌌다고..."
"그깟 오줌? 니가 그깟 오줌 아침부터 묻혀봐라. 그런 소리 나오나."
"우리 크림이가 그럴 수도 있지,뭐. 안 그래, 슈크림?"
"개새끼 이름은 뭐같이 지어가지고...슈크림이 뭐냐? 슈크림이!"
"왜~ 달달하니 귀엽잖아."
정민이가 지금 껴안고 뽀뽀를 연신 해대고 있는 이 녀석, 제 발에 아침부터 오줌을 싸 놓고 도망간 이 녀석. 이 개의 이름이 바로 '슈크림'입니다.
정민이가 지었으니까 유래는 알 수 없다만, 하여간 하나는 정확합니다.
쫌 재수없는 개라는 겁니다.
개를, 아니 슈크림을 한참이나 노려봤습니다. 녀석도 날 쳐다보는데 아우, 저게 뭐게 귀엽다는 건지.
"눈 안 깔아? 확!"
"왈!"
주먹을 들고 위협하자 슈크림이 버럭 짖습니다. 와, 쪼끄만 놈이 득음을 했는지 목청도 큽니다.
"왈!왈!"
"안 닥쳐?"
"왈왈! 왈!"
"닥쳐!"
"왈!"
"닥쳐!"
"왈!"
"닥치라고!"
"형이나 닥쳐."
정민이가 던진 개장난감이 내 머리를 맞췄습니다. 와,애인보다 개가 중요하다 이겁니까?
이깟 개가 정민이한테 해주는 게 뭐라구요.
하루종일 빈둥빈둥 놀고 먹고 자고를 반복하다가 정민이가 있을 때 달려와서 꼬리 몇 번 흔들어주면서 애교 떠는 그거요?
나는 새빠지게 일해 돈 벌어와서 정민이랑 살면서,비 올 때면 우산가지고 나가주고요, 아플 때면 간호해주고요,심부름도 해주고요,가끔 선물도 해주고요,사랑한다고 말해주고,손도 잡아주고,포옹도 해주고,키스도 해주고,또 밤이면.... 어쨌든 해주는 게 산더미란 말입니다!
해주는 건 이만큼인데 어째 저 슈크림!! 저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겁니까, 제가?!
"......"
둘 다 싫습니다. 정민이도 밉고, 저 개. 슈크림인지 생크림인지도 밉습니다.
어이없이 개 편을 들어주는 정민이한테 특히 섭섭합니다.
개한테 이런 질투심 느끼는 거, 부끄러워서 말은 못하지만 진짜 섭섭하단 말입니다.
"....현중이 형."
"........"
"현중이 형~"
"........"
"....형아~"
뒤늦게 돌아앉은 나를 부르는 정민이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진짜로 삐졌으니깐요.
"...형아,삐졌어?"
"......."
"현중이형~삐졌어? 응?"
정민이가 내 옆에 와서 팔짱을 끼며 찰싹 달라붙었습니다. 에이, 이런 걸로 화 풀린 척 하면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니죠.
"아-왜 그래~응? 김현중~"
"...놔~"
"아,왜 그러실까-김현주웅~ 현중이 형~"
"놔-"
"형아,화 풀어라- 응?"
"싫어."
정민이가 잠시 멈추는 듯 하더니 갑자기 정민이의 입술이 제 볼에 안착했다가 '쪽'소리를 내며 떨어졌습니다. 기습뽀뽀. 고개를 돌려 정민이를 바라보자 두 손을 모으고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화풀거지?"
"...아니."
난 고개를 더 돌려서 왼쪽 볼을 가리켰습니다. 뽀뽀 한 번에 풀리면 아깝잖습니까. 애교도 자주 안 떠는 녀석인데, 이럴 때 받아놔야죠.
"그 쪽도?"
"응."
"....."
다시 한 번, 왼쪽 뺨에 정민이의 입술이 왔다가 떨어졌습니다. 녀석을 향해 싱긋 웃어보이자 정민이도 웃어보였습니다.
"형,슈크림 미워하면 안됀다?"
".....저 녀석 하는 거 봐서."
"재는 우리 사랑의 메신저라니깐."
"재가 왜."
"아,어쨌든- 사랑의 메신저야. 그러니깐 슈크림 미워하면 안 돼."
".....몰라,쟤 하는 거 봐서."
슈크림이 분위기를 눈치챈 건지 나에게 달려와 무릎에 앉았습니다. 정민이가 쓰다듬어주라는 손짓을 하길래, 주저하다가 슈크림의 몸에 손을 얹었습니다.
"....와..따뜻하다."
정민이가 나를 보며 싱긋 웃어보였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는 집에서 TV를 보면서 정민이와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응,가고 있는 중이야.
"어두우니까 조심해."
-오케이! 아,형아! 우리 슈크림 잘있어?"
"글쎄?"
-글쎄라니! 불러봐봐!"
"...귀찮게...잠깐만, 슈크림! 슈크림!"
-뭐하고 있어?
"아,저거 저거...또 사고 쳐놨어. 휴지 다 뜯었어."
-정말? 어유..하지말라니깐..아,형- 좀 있으면 도착하니까 치우지말고 둬.
"알았어."
-어...어어?...아...아아악!!!!
갑자기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비명소리에 눈이 커졌습니다. 무언가 세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 핸드폰 너머는 조용했습니다.
"..정...민아?...정...민아.."
-.......
"......정민아....정민아..대답해봐..."
-.......
"정민아...무슨 일이야...어? 정민아...대답해봐.."
-.......
"정민아!! 대답해!!!! 어?!!"
-......
"....정민아!!!!!!"
정민이의 대답은 영영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
.
.
그렇게 정민이를 하늘로 보내고 돌아온 날, 새벽이 다 되서야 집에 들어섰습니다.
"........"
아무도 없는 적막하고 어두운 집에 들어서자 또 다시 울컥 솟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집이 커 보일수가, 이렇게 집이 허전해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정민이 하나가 빈 건데, 집은 황량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힘 없는 다리가 풀렸고 거실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정민이의 영상이 계속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갑자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아직까지 안 자고 있었던 듯한 슈크림이 보였습니다.
"....."
나는 슈크림을 멍하니 바라봤고, 나에게 다가오던 슈크림은 아무 말 없이 내 품에 와 안겼습니다.
정민이가 죽었다는 걸 알았던 걸까요... 내가 슬프다는 걸 알았던 걸까요...
슈크림은 아무 말 없이 나에게 안겨서 정민이가 나를 바라보던 눈으로 나를 바라봤습니다.
"흐윽...흑........정민아..."
울음이 다시 터져버렸고 그 날 새벽은 정말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슈크림은 잠이 들지 않고, 그 긴 시간동안 내 품에 안겨서 나를 바라봤습니다. 위로라도 해주려는 것 처럼요.
마치, 정민이가 그랬던 것 처럼.
.
그 일이 있은 뒤 나는 점점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정민이를 잃은 게 내 인생에 너무 큰 타격이었나봅니다.
일 하러 나가지 않았고, 술을 마시고, 울고, 그러다 지쳐 잠드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집에서 제가 하는 일은 내가 차마 찾지 못했던, 정민이가 숨겨놨을 편지를 미친듯이 찾는 일 뿐이였습니다.
"...."
그런 생활에 내 자신도 지쳐갈 무렵,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정민이가 이런 날 보면 얼마나 섭섭하게 생각할까.하구요.
원래 자신때문에 누가 어떻게 되는 건, 죽어도 바라지 않는 녀석이였는데 저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가는 걸 안다면 속상해할 게 분명했습니다.
갑자기 나는 벌떡 일어서서 화장실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거울을 보자 참 폐인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어느새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을 깎고,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샤워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민이가 쉐이빙크림을 발라주며 면도를 해 줬던게 떠올라서, 내 머리를 말려줬던 게 생각이 나서, 같이 샤워를 했던 게 생각이 나서 울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참았습니다.
더 이상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으니까요.
"......."
그렇게 깨끗하게 씻고 거울 앞에 서자 말끔한 모습의 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울을 향해 한 번 웃어보인 뒤 화장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습니다.
집이 이렇게 더러웠으리라곤 상상을 못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후우..."
쓰레기가 가득 쌓인 집을 보면서 한숨을 쉬다가 팔을 걷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정민이가 했던 것 처럼, 앞치마를 끼고 마스크를 끼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하려고 할 때마다 먼지가 피어 올라서, 바퀴벌레가 나와서, 부숴지는 소리가 나서 몇 번이고 고난이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치워나갔습니다.
살아생전 청소라고는 안 도와줬던 나였기에 청소를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정민이가 하던 걸 매번 지켜봐서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였습니다.
정민이가 청소를 할 때 왜 쳐다만 봐고 도와주지 않았을까 이제와서 깊은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뒤늦은 후회는 비참해질 뿐이니 하지 않기로 하고 다시 청소에 매진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이나 청소를 하고 있을 그 때였습니다.
갑자기 어떤 게 내 바짓자락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어?"
뒤를 돌아보자 슈크림이 내 바짓자락을 물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슈크림- 나 지금 너랑 장난 할 시간 없어."
슈크림을 발로 조금 밀었지만, 슈크림은 또 다시 내 바짓자락을 물고 어디론가 잡아당겼습니다.
"슈크림- 안된대도?"
다시 떼어놓았지만, 슈크림은 또 다시 매달렸습니다. 나는 얘가 왜 이러나 싶어 슈크림을 한참이나 바라봤습니다. 그러자 이 녀석도 정민이를 닮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습니다.
"...알았다,알았어. 뭔데?"
난 결국 일어서서 슈크림이 가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슈크림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어디론가 향했고, 나는 그런 슈크림을 따라갔습니다.
".....여기?"
나는 도착하자마자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슈크림이 향한 곳은 슈크림의 집이였습니다. 한 마디로 개 집. 나는 개 집과 슈크림을 번갈아 보았습니다.
"...너네 집도 더럽다 이거냐,지금? 이거 청소해달라 이거지?"
"......"
"개팔자가 상팔자라더니...얹혀 사는 주제에 청소까지 맡기네,이게...어휴.."
나는 한숨을 내쉬며 슈크림의 집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씹고 놀던 개 껌부터 장난감, 휴지, 잃어버렸던 내 핸드폰 고리까지... 집 안은 온통 잡동사니가 가득했고 나는 그 쓰레기들을 주워담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이게 여기 왜 있냐? 진짜 얜 무슨 고물상도 아니고.."
그렇게 한참 집 안을 뒤지고 있을 찰나, 빳빳한 종이가 내 손에 닿았습니다. 나는 뭔가 싶어 그것을 집 밖으로 꺼냈습니다.
"......"
두어번 접힌 하얀색 종이를 보자마자 눈동자와 손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민이의 편지였습니다.
"......."
나는 아무 말 없이 슈크림을 바라봤고, 슈크림은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나를 바라봤습니다. 종이를 들고 잠시 망설이던 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종이를 조심히 펼쳐보기 시작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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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건 또 언제 찾으려나?
형은 슈크림 싫어하니까 이건 아마 영영 못 찾을 수도 있겠다!
슈크림이랑 좀 친해지도록 해!! 같이 사는 가족인데!
에휴,어쨌거나 나한테 완전 많이 소중한 김현중.
자주 말해주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
굳이 표현 안 해도 알지?
현중이형, 내가 진짜로 많이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
눈 앞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눈에선 또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한참 편지를 바라보던 나는 슈크림에게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그 때 갑자기 정민이가 언젠가 얘기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슈크림이 우리 사랑의 메신저라고 했던 것을요.
"....."
이런 뜻이었나 봅니다. 나는 슈크림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슈크림은 꼬리를 흔들며 내게 와 안겼습니다.
녀석의 따뜻한 온도가 내 손을 향해 전해졌습니다.
*
"슈크림! 너 이거 내가 여기 숨긴다고 형한테 말하면 안 됀다?"
"...."
"알겠지? 이거 절대 절대 비밀인거야!"
"...."
"그래도 만약에 형이 정 못찾는다 싶으면, 니가 이거 전해줘야 돼. 알겠지?"
"왈!"
"잘했어~"
"야,박정민!!!! 밥 먹어!!!"
"아...아, 알았어~! 슈크림? 알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