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s boy Boss's boy Boss's boy Boss's boy Boss's boy Boss's boyBoss's boy Boss's boy
보스의 남자
Past Story 46 ▶▶ Repeat the Same Mistake
For 형준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형준의 동생이 크면 클 수록 사랑은 그 쪽으로 기울어졌다. 결단코 새 엄마 만이 아니였다. 그의 아빠까지도. 그도 그럴 것이 형준은 엄마를 너무 많이 닮아 있었으니까. 형준은 아빠에게 헤어진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게 할 뿐이였다.
차별은 하루하루 심해져갔고, 그에 대한 무관심도 날로날로 커져갔다. 하지만 형준은 그런 것에 대해서 유달리 신경을 쓴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동생에게 나쁘게 대하지도 않았고, 아빠와 엄마에게도 반항을 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는 조용히 가족에서 필요한 존재인지 필요없는 존재인지 모르게 조용히 살았다.
세월은 그렇게 몇 년이고 흘렀고 어느새 어른이 된 형준이 대학교 졸업장을 그의 아빠에게 건네며 말했다.
"나 일본에 갈래요."
"....뭐? 거긴 왜."
'일본'이라는 말에 그의 표정이 굳었고, 형준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일본어 배우고 싶어서요."
"좋다는 학원으로 끊어줄테니까 여기서 배워."
"가서 직접 배울래요."
"선생 붙혀줄게, 여기서 배워."
"싫어요. 가서 내가 직접 독학하고 싶어요."
"....간다는 이유가 일본어 배우고 싶다는, 그거 뿐이냐?"
"네."
"많고 많은 말 중에 왜 하필 일본어야."
그는 어릴 때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다가 여자를 만나, 형준을 낳았던 걸 생각하며 인상을 썼다. 형준은 그런 그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릴 때 엄마랑 아빠가 나 두고 맨날 둘이서 말하던 거. 궁금해죽겠는데 아무래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답답했었거든요. 그래서 크면 내가 꼭 배우고 말거라고 마음 먹었었어요."
"...뭐?"
"원래 아빠의 가족이란 범위 안에서 내 자리는 없어진 지 오래같은데...아니에요? 엄마를 이렇게 닮은 나, 계속 보는 거 싫잖아요. 나갈게요."
"....뭐? 야,김형준!!"
"그래도 20년 넘는 정이 있으니까 하는 마지막 부탁이에요."
아빠는 형준을 보며 한숨을 내쉬다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는 대학 졸업과 함께 바로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거기서 배우고 싶어하던 일본어를 배웠다. 물론 일본어, 하나 때문에 간 일은 아니였기에 엄마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이름도 기억 못하는 엄마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노력을 한 결과 아빠의 대학시절 친구를 수소문해서 찾아 낸 결과 극적으로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 찾아가보면 알 수 있을거야."
"...아저씨,고마워요."
"그런데..이거 니네 아빠가 알면 싫어할텐데.."
"...아빠한텐 절대 비밀이에요,아저씨."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형준이 한참이나 종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시키다가 아저씨가 써 준 종이를 바라보고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먼 곳이었지만, 어릴 때 헤어졌던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그 오래 걸리는 시간들도 다 짧게만 느껴졌다.
별달리 하고 싶은 건 없었다. 그냥 건강은 어떤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결혼을 했다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무엇보다...이름이 뭔지. 그렇게 어릴 때 쉽게 잊혀지던 그 이름이 뭔지가 알고 싶을 뿐이였다. 마지막에 이름을 한번 더 물어보지 못했던 게 한이라면 한이 되어 있었으니까.
어느새 형준은 처음 와보는 일본의 한 동네에 도착을 했고 그는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긴가"
형준이 침을 꼴깍 삼키며 한 주택 앞에 섰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초인종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끼익- 하고 열렸고 안에서 문을 연 여자와 형준의 눈이 마주쳤다.
"다레데스카..."
"...하지메 마시떼.."
여자는 '누구세요'라는 말과 함께 문을 열었고, 형준은 조심스레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형준과 여자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서로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서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였다. 아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더라도 분명 모든 걸 기억 해냈을 것이였다. 아무 사이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닮지는 못했을 테니까.
형준이 인사를 꾸벅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며 여자를 바라봤다. 어릴 때 그토록 아름답던 엄마는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이였다.
"...와타시노나마에와 김형준..데스"
형준이 그렇게 눈물이 울컥 쏟아져 오려는 것을 참으며 말을 꺼냈고, 여자는 여전히 놀란 모습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 때, 집 안에서 웬 꼬마아이가 뛰어 나와 여자의 손을 꼭 잡으면서 동그란 눈을 하고서 형준을 바라봤다.
"오카에리 나사이~"
"........."
동그란 눈의 꼬마 아이는 형준에게 귀염성있게 어서오세요-라며 형준을 환영했고, 형준은 그런 꼬마 아이를 보며 울음을 참으려 싱긋 웃어보였다. 여자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하고 있다가 남자아이의 손을 잡으며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형준을 바라봤다.
"스미마셍..스미마셍.."
"........"
"스미..마셍.."
여자는 연거푸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형준에게 살짝 인사를 하더니 문을 쾅- 닫아버렸다.
형준은 충격을 먹어서 집 앞에서 멈춰 선 채로 서 있다가 살짝 고개를 들어올려 하늘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그의 눈가가 그렁그렁 하는 듯 하더니, 어느새 참고 있었던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때..잡을 걸 그랬나보다...그 때 물어볼 걸 그랬는데..."
그렇게 그 일로 꽤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형준은 짐을 챙겼고 일본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죽기 살기로 했던거라 일본어는 아무 문제도 없을 만큼 마스터 했었고, 다른 목적이였던 엄마를 찾아 그녀의 이름을 물어보는 건 실패로 돌아갔으니까 더 이상 일본에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서였다.
그는 다시는 일본에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서, 비행기를 타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는 다짐했다.
앞으로, 누구라도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의 떠나는 모습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고.
바보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냥 떠나보내지는 않겠다고.
그렇게 그는 짐을 챙겨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국을 했고 귀국한 당일, 공항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
그는 젊은 나이였지만 조폭의 보스였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게 큰 상처로 남아있으면서도 그를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마음 여린 남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다는 그가 걱정이 되어 집으로 찾아간 날이 있었다. 이제 막 간호를 끝내고 나가려는 순간, 그 남자의 말이 형준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가지마...."
"......"
".....이제 또 안 올거잖아..."
슬픈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는 현중을 보며 형준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엄마도 이렇게 떠나갔었다. 그리고..돌아오지 않았다. 아빠와 새 엄마, 동생이 세 명이서만 외출을 하고 놀러간 날이면 불 꺼진 집 안에서 얼마나 울면서 기다렸는지 모른다. 엄마가 돌아오기를. 웃으면서 조금 바보같은 발음으로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그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또..올게요.그러니까..."
".......또 안 올거잖아.."
"....."
"..가지마.."
이 남자의 마음은 다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너무도 힘든 일이란 걸 형준은 다 알고 있었으니까. 형준은 어렸을 때 그의 엄마가 자신을 두고 떠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그녀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누군가 자신을 떠난다는 걸 알고 절실하게 그 사람을 잡고 있었다. 떠나지말라고. 그런 사람을 그냥 버리고 갈 순 없었다.
"안 갈게요..있을게요..."
그에게 마음이 기울었던 건 아마도 그 때부터 였던 것 같았다. 웬지 마음이 쓰였고 언젠가부터는 그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 그와 살게 된 이후부터는 더욱 더 그랬다. 그가 자신과 같은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그를 지켜주고 싶었고, 옆에서 조금이라도 그가 덜 아프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그는 가끔 형준을 자신을 떠난, 그가 사랑하는 남자로 보는 듯했고 형준은 그런 그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옆에 남기로 마음 먹었다. 그가 강요하지 않은, 자신이 선택한 일이였다.
하지만 그는 온순한 남자가 아니였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형준을 대할 때는 거칠고, 난폭했다. 그와 강압적이다 싶은 섹스를 하는 건 결코 좋다기 보다는 아픔 밖에 없는 일이였지만 그는 그럴 때 형준을 소유했다는 지배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형준이 어디라도 가지 못하게 잡아 두어야만 제 성미가 풀리는 듯 형준을 놓아주려 하지 않았고 그가 다른 남자와 있는 것도 허용하지 못했다.
그래도 형준은 그 남자를 미워하지 않았다. 그가 아플 때면 간호해주었고 그가 슬퍼할 때면 옆에 있어주었고 그가 고민 할 때면 그 고민을 들어주었고, 언제나 그의 옆에서 그를 지켜주었다.
왜냐하면 그는....
"..보스...미안해요..."
"아까부터 뭐가 미안하다는 건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
"......"
"....그 사람 대신이 되어주겠다고 했는데...."
"......!"
"그냥....나이고 싶어졌어요..."
언젠가부터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렀고, 사랑하는 그와 함께 살아가는 건 행복한 일이였다. 물론, 그는 형준을 사랑해주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해도, 자신이 그를 사랑하니까 그거 하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상처를 다 치유해준 다음 사랑은 그 때부터 받는다고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늘은 형준의 행복을 잠자코 지켜보지 않았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돌아온 것이였다. 그 남자는 분명히 흔들리고 있었고 형준은 그런 그 남자를 지켜만 본다 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을 떠나간 줄 알고 있었던 그 사람이 오랜 시간 뒤 자신을 잊지 않고 다시 돌아왔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자신이였어도 분명히 행복해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과 약속한 게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형준은 그 남자가 떠나가기를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마음이 아프더라도 자신이 떠나야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잘 있어요..."
그렇게 형준이 사랑하는 그와, 그가 기다렸던 사람을 둔 채로 빠져나오던 그 어두운 새벽.
하지만 하늘은 어디까지 형준을 괴롭힐 작정인 건지, 그런 그의 결정도 가만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남자의 원수격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바보같이 납치를 당하고 만 것이였다.
그를 잡아 오기 위한 인질이 되어서 얼마나 맞았는지 온 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형준은 사랑하는 그를 지켜야 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과 이제서야 다시 만난 사람이였다. 또, 자신이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가 다치는 건 절대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빌고 빌었다. 그가 죽지 않게 해달라고. 하지만 세상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가여운 놈. 그깟 새끼 때문에 얼굴이다 몸이나 성한 데가 없구만."
"흐으으.."
"그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겠지?"
"흐으..흐으.."
"그래, 차라리 보지 못하고 조용히 자고 있는 게 더 편하지."
김회장이라는 남자가 말을 끝내자마자 뒷통수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져왔고, 온 몸의 기능이 멈춘 듯 띵-해졌다. 그리고는 바로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정신을 거의 잃어가고 있을 즘, 시끄러운 차 엔진소리가 들리고 얼마 가지 않아 다급한 한 남자의 발자욱 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군."
"씨발, 닥치고 김형준 어딨어!!"
"어디긴 어딨어, 바로 여깄지."
그토록 듣고 싶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형준의 감기고 있던 두 눈이 살짝 다시 떠졌다.
.
.
"....보...스...."
형준이 힘겹게 말을 내뱉았고, 앞을 바라봤다. 하지만 정신이 혼미해져 가고 있었다. 곧 앞이 흐리멍텅해졌고, 현중의 모습이 흐리멍텅해져 잘 보이지가 않았다.
이제 마지막일지 모르는데, 꼭 마지막 모습을 봐야 하는데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보..스...."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냥 떠나보낼 수는 없는데, 그런 절실한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의 눈꺼풀이 감겨져왔다.
"...보스..미안해..요."
그의 눈이 감김과 동시에 눈물 한 방울이 옆으로 스르륵 흘러내렸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 약속했던 똑같은 실수의 반복.
Repeat the Same Mistake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