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子의 치명적인 유혹*39
-변화-
형준이 핸드폰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아..저기...살던 곳을 저희가 찾았는데요."
"진짜요?그러면.."
"근데...그게,저...."
".......혹시..만나기를 거부하시나요?"
"그게 아니라...저..몸에 지병이 있으셨나봐요. 몇 년 전에 돌아가셨더라구요.."
"..돌..아가셨어요?"
형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조용히 TV속의 현중을 바라봤다.
"..그러면..다른 가족은.."
"한 명도 없더라구요. 혼자 사셨대요.."
"에..그래요..?..그러면..돌아가신 뒤에..지금은.."
"평소에 알던 교회 목사님이 묘지를 만들어 주셨다고 하더라구요.
주소 불러드릴게요."
"네.."
형준이 주소를 받아 적으면서도 노래를 부르고 있는 현중을 빤히 바라봤다.
이 소식을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하게 될까.
형준이 조용히 주소를 다 받아적고는 전화를 끊은 뒤
주소가 적힌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김현중 1주년을 축하합니다~"
"축하해~ 오늘 죽어라 마시겠다,너!"
"..아~ 그럼 마셔야지."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현중이 밝게 웃고 있었다.
데뷔 한지 정말 딱 '1년', 그것도 시작을 했던 무대에서 끝을 맺는다는 게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얼마 가지 않아 정민과 영생이 현중의 대기실 안으로 들어섰다.
"어어?! 박정민씨랑 허영생씨!"
정민과 영생이 오랜만에 와 보는 대기실이 신기한 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현중에게로 다가섰다.
영생이 현중에게 케이크를 불쑥 내밀었다.
"맛있을거야."
"니가 만들었어?"
"그럴리가~"
현중이 영생에게 고맙다는 듯 웃으며 상자를 조심히 열어보니
'김현중 데뷔 1주년 축하드려요'라고 적힌 이쁜 케이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영생과 정민이 잠깐 눈을 마주치다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현중을 바라봤다.
"오? 주문 케이크! 돈 좀 썼네."
"오빠들은 원래 한류스타라서 씀씀이가 커!"
"아..며칠 뒤에 대만 간다며?"
"현중이도 실력 많이 키워서 우리 따라와! 알았지?"
정민이 싱긋 웃으며 현중에게 말하자 현중이 자연스레 정민의 볼을 꼬집고는 영생을 바라봤다.
"잘 하고 와. 전화할게. 국제전화비는 니가 부담하고."
"시끄러워.요즘 국제전화가 얼마나 비싼데. 그런데 일주일 정도 늦춰질 것 같아."
"왜? 무슨 일 있어?"
"모르는 것 처럼 이야기하네. 시상식 시즌이잖아."
"아아. 벌써 그렇네. 내가 대리수상 해줄게. 너랑 정민이 몇 개 받지도 않을 건데,뭐."
"김현중, 제대로 거만한데~?"
때 마침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잠시 전화를 받으러 나갔던 매니저가 들어왔다.
"H.A.P도 와 있었네.그나저나 현중아. 너..소속사에서 금방 전화 왔는데."
"어?"
"...너희 어머니 주소를..찾았다는데?"
순간 대기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매니저로 향했다.
현중이 충격을 먹은 듯 한 얼굴로 조심스레 일어나 매니저에게 다가갔다.
"....소속사에서..찾아 준 건가?"
"아마도 그런 거 같아..가..볼 거지?"
".......응."
현중이 조용히 매니저에게 받은 주소 종이를 받아들었다.
.
현중이 조용히 자신의 차를 몰고 앞을 바라봤다.
매니저가 같이 오겠다고 했지만 현중이 그저 혼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내가 '김현중'이라고 말하면 믿을지
이리저리 답답한 마음이였지만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나와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가서야 나오는 한 가난하지만 평범한 동네.
뒤에 산을 하나 두고 보이는 평범한 집들이 자리잡고 평범한 슈퍼 하나가 있는 그런 곳.
현중이 도대체 어딘지를 알 수가 없자 인상을 찌푸리다가 매니저에게 받았던 종이를 꺼내들었다.
"산 42번지..?"
흘림체로 쓰는 바람에 보지 못하고 잇었던 '산'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현중이 창문을 열고 고개를 꺼내들어 산을 빤히 바라봤다.
현중이 한숨을 내쉰 뒤 차를 아무데나 주차시키고 주소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때 마침 지나가는 대여섯살의 한 꼬마아이에게 현중이 다가섰다.
"저기..이 산에..사람이 살고 있어?"
"에?"
"이 산에..사람이 있냐고."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할머니도 여기에 있고 할아버지도 여기에 있대요."
"아..그래? 고맙다."
현중이 꼬마아이의 볼을 쓰다듬은 뒤 주위를 두리번 거리자
왼쪽에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이 산에서 이 주소를 어떻게 찾지."
현중이 빠른 걸음으로 오느라 정장을 입고 온 걸 후회하면서 묵묵히 산을 올랐다.
그리고 몇 분이나 올랐을까 등산을 하고 내려 오는 한 할아버지가 걸어 오는 걸 보고
현중의 얼굴이 갑자기 밝아지며 할아버지를 덥석 잡았다.
"저기,할아버지!"
"아이고.놀래라..."
"이 주소 말인데요..어딘지 아세요?"
"...주소?"
현중이 할아버지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할아버지는 눈이 침침한 듯 종이를 한참동안이나 내려보다가 무언가 생각하는 듯 했다.
"...오늘 여기 가는 사람이 많네."
"어딘지 아세요?"
"아까도 어떤 사람이 물어보던데..
요~ 위로 올라가면 평평한 길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부터 조금만 걸으면 나와."
"아,감사합니다."
현중이 할아버지에게 꾸벅 인사를 한 뒤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현중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후아..여긴가."
산에 오른 게 정말 몇 년 만인지 벌써부터 숨이 막혀오는 몸을 걱정하며
현중이 아까 할아버지가 말했던 평평한 길에 도착했다.
평일이고 점심이라 그런지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하였다.
그렇게 다시 할아버지가 일러줬던 곳으로 현중이 한 발작씩 걸어 나갔다.
"....!!"
현중이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다가 이내 그 자리에 멈춰 서 버렸다.
할아버지가 일러주었던 곳에는 많은 무덤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제 눈 앞에 보이는 묘지단지를 보고서는 현중이 주소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그리곤 조금 전에 만났던 꼬마아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할머니도 여기에 있고 할아버지도 여기에 있대요."
현중이 어두운 얼굴로 한동안 묘지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한 걸음 한 걸음을 묘지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주소에 적혀 있는 이름이 적힌 무덤의 앞에 조용히 다가가 섰다.
현중이 아무 말 없이 무덤을 바라봤다.
"....우리 엄마세요..?"
조용한 정적이 현중의 귀에 와닿았다.
얼마 안 가 현중의 두 볼에 참고 있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버렸냐고..따지려고 했는데...이렇게 있으면 어떡해요.."
현중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겠다는 듯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낳아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그럴 시간도 안 주고.....
당신은...끝까지.....못난 엄마에요..."
현중이 그렇게 무덤 앞에 주저앉아 한참동안이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그 때서야 현중이 무덤의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갈색의 상자가 무덤 옆에 바로 놓여 있었다.
현중이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상자를 열어보았다.
국화꽃,소주 한 병,종이컵,과일,일회용 접시.
현중이 조용히 그 안에 있던 상자를 꺼내고는 꽤나 감동을 먹은 얼굴을 하였다.
지금까지 죽어라 일만 시키던 소속사에서 이런 거 까지 챙겨줄줄은 몰랐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이내 현중이 상자 안에 있던 것들을 꺼내 조촐하게 제사를 올렸다.
그런 모습을 멀리서 짠하게 지켜보던 형준이 흐르던 눈물을 닦아 낸 뒤 조용히 읊조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었던 거야. 이 약속 지키는 거.
나는 형 한테 받은 게 많았는데 해 준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빛은 많이 남았어도 이제는 내가 갚아 줄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
........이제는 진짜 안녕.."
형준이 조용히 뒤돌아섰다.
이제는 다시 서로 상처주는 일이 없기를 기약하면서.
.
그렇게 그 후로 며칠이 흘렀다.
또 세상은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조용하게 흘러갔다.
.
오늘은 꽤나 시끄러운 날이였다.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스타' 그들에게도
그들에게 박수를 치며 동경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도 그리 평범하지 않은 날.
바로 1년 동안 수고했던 스타들에게 주는 시상식이 있는 날이였다.
제각기 스타일리쉬하고 섹시한 의상을 입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는 날.
벌써부터 열띤 취재경쟁으로 많은 기자들과
오빠를 외쳐대는 소녀들이 풍선을 흔들며 플랜카드를 흔들며 열광하고 있었다.
때 마침 길게 펼쳐진 레드카펫 앞에 하얀색의 밴이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기 시작했다.
이내 문이 열리더니 화려한 숏 미니스커트를 입은 쥬얼리아의 멤버들이
하나 둘 밴에서 내려와 레드카펫의 앞에 섰다.
여성 신인상의 유력후보인지라 그 날 따라 모두의 얼굴이 긴장되어 보였다.
그들이 당당한 스텝으로 긴 레드카펫을 걸어들어갔다.
"언니!! 이뻐요!!!!!"
"이뻐요,진짜 이뻐!!!!"
김현중의 팬들이 천아를 보며 이쁘다며 환호를 해대자
그런 그들을 보며 천아가 해맑게 브이를 그렸다.
"꺄아아아아아~!!!!!"
"와아아아!!"
그리고 쥬얼리아가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10대 팬들이
떠나갈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바로 영생의 스포츠카가 도착했기 때문이였다.
활동을 쉬고 들어가 있던 터라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민 게
몇개월 만이였기 때문에 팬들과 기자들의 환호성이 더욱 컸다.
능숙하게 레드카펫의 앞에 도착하고는 영생이 운전석에서 정민이 옆자리에서 내렸다.
심플한 검정색정장에 반짝거리는 골드가 매치된 화려한 의상을 입고
그들이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때마침 기자가 정민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아,오늘 너무 멋지신데요. 의상의 포인트는?"
"...음...좀..비싸보이는 이..Gold?!"
"하하.되게 멋지세요. 오늘 상에 대한 기대감 어느정도에요?"
"반반이에요. 50%!!"
"좋은 성적 있기를 바랍니다. [H.A.P]~"
정민과 영생이 인사를 한 뒤 시상식장으로 들어갔다.
그 뒤로도 몇 몇의 가요계를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얼마 안 가 한 대의 밴이 레드카펫의 앞에 섰다.
이미 현중의 밴인 걸 눈치 챈 팬들이 '김현중'을 일제히 외치기 시작했다.
"김현중! 김현중! 김현중!!!"
얼마 안 가 밴의 문이 열리더니 현중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레드와인색의 벨벳소재로 된 재킷을 멋지게 소화한 현중이 카메라 앞에서
유유히 손을 흔들었다.
"와~ 오늘 멋지십니다. 김현중씨!!!"
"하하,그래요?"
"패션 포인트! 집어 주시겠어요?"
"..아..추운데 코디가 단추를 이렇게 2~3개 열라고 하더라구요."
"아,그래서 그런지 섹시하십니다!"
"하하."
"오늘 상에 대한 기대, 어느 정도 하고 오셨어요?"
"아,기대 안했어요. 모두가 다 받을 자격은 충분하시죠."
"하하.겸손한 대답 감사드립니다,그럼 나중에 시상식장에서 뵈요!"
현중이 인사를 한 뒤 시상식장의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처음 와 보는 시상식장이기에 더 떨려 있었지만 다행히 현중을 알아 본
영생과 정민이 현중에게 이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들이 반가웠던 현중이 빠른 걸음으로 그들의 옆에 가서 앉았다.
"여기 니 자리야."
"멋지네?"
"나 원래 멋져,임마."
조용히 자리에 앉은 현중이 떨고 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영생과 정민은 몇 번이나 경험 한 시상식이기 때문인지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었지만 현중에게는 떨리는 시상식이였다.
그 때 카메라를 피해서 현중의 코디가 빠른 걸음으로 현중에게 다가왔다.
"야. 너 그거를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 손목시계 빼!"
"아,맞다..까먹었어."
현중이 까먹고 캐쥬얼한 시계를 계속 끼고 있던 터라 그게 코디의 눈에 띈 모양이었다.
현중이 시계를 빼면서 마침 떠올랐다는 듯 코디에게 말했다.
"..저기..DSJ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치,그건 나중에 저 무대 위에 올라가서 말해~"
"카메라 앞에서 말하면 또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아서 그래.
며칠 전에 엄마 산소 갔다왔어.."
"..얘가 또 뭐래."
"소속사에서 우리 엄마라는 사람, 묘지 찾아줬잖아."
"소속사에서 찾아준 적 없어. 그거 어떤 남자가 찾아줬다던데, 니 남팬 아냐?"
"...뭐?..소속사 아냐..?"
"아니라니까,얘도~ 시계는 내가 가져 간다! 잘해!"
코디가 바쁜 듯 현중의 시계를 들고는 뛰어나갔다.
그런 코디를 잡으려던 현중이 손을 힘없이 내렸다.
팬이였다면 자신이 찾았다고 밝혔을 것이고 무엇보다 팬들이 알고 있는 건
'김현중'이라는 이름과 생년월일 등 단순한 프로필 뿐.
팬들이 찾았다기엔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그 때 시상식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MC들이 등장했다.
깜짝 놀란 현중이 박수를 치다가 이내 다시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
한참 생각을 하던 현중의 머리에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다.
"형,그런데 그런 거에 전혀 관심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연예인 할 생각을 했어?"
"유명해져서 카메라 앞에서 말 할거야.
'나 버려서 지금 후회하고 있죠? 나 돈 완전 많이 벌었어요.'라고..."
"풉!!! 그게 뭐야~"
"진심인데?"
"흐음..그러면~ 내가 형 버린 엄마 꼭 찾아줄게!!
그대신 형은 데뷔하고 나면 무조건 톱스타가 되야 해! 알았지?!"
데뷔 전, 서로 손을 걸고 맺었던 약속.
꼭 톱스타가 되겠다는, 엄마를 꼭 찾아주겠다는 그 약속.
얼마 되지 않아 깨져버린 것만 같았던 약속.
"...김형준.."
현중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드라마를 보고 싶은 규종과 시상식이 보고싶은 손님의 신경전 끝에
결국 채널은 시상식으로 돌려졌다.
규종이 볼을 부풀린 뒤 손님을 째려보다가 이내 TV로 시선을 돌렸다.
-"자,그럼 2007년에 태어난 스타들 중 가장 활약이 뛰어났던 가수에게 주는
신인상 시상이 있겠습니다."
규종과 형준, 둘 다 신인상의 시상에는 관심을 보였다.
신인상 시상을 할 작년도 신인상 수상자들이 등장하고 무대 위에 섰다.
-"제가 작년에 이 무대에서 이렇게 신인상을 받았는데
누구한테 줄 입장이 되니까..이게 뭐 더 떨리는 것 같네요."
-"그러게요,저도 굉장히 떨리는데요.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만큼,
빨리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2007년도 가요제 여자부분 신인상."
-"'쥬얼리아'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카메라가 놀란 쥬얼리아의 멤버들을 비추었다.
당황한 눈을 하고서 멤버들이 무대 위로 올라섰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건 여정이었다.
-"....에..진짜..신인상..감사드립니다..에...."
여정이 수상의 기쁨으로 말을 더 잇지 못하면서 마이크를 천아에게로 남겼다.
당황한 천아가 마이크를 받아들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수상소감을 말했다.
-"저희 사장님,소속사 식구들,매니저오빠,코디언니..정말 감사드리고,
또..저희 멤버들..감사드리고,부모님들 감사드리고..하..다 감사드립니다,감사드려요."
쥬얼리아 멤버들이 끝내 눈물을 보이며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
-"아,진짜 축하드립니다...아,그럼 이제 다음 남자 신인상 발표가 있겠습니다."
-"2007년은 특히 남자 신인들이 굉장히 많은 발전을 이루었는데요.에...
제 손에 결과가 있네요.하하.발표하겠습니다. 2007년 가요대전 남자부분 신인상."
형준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TV에 집중했다.
-"김현중씨, 축하드립니다."
카메라가 당황한 현중을 잡고 옆에 있던 정민과 영생이 현중을 축하했다.
현중이 있던 가요계의 선배,후배들에게 모두 인사를 하며 무대 위로 올라섰다.
사실상 남자 신인 수상은 모두가 김현중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였어도
당황스러움과 기쁜 건 마찬가지 였다.
-"아,정말 2007년은 김현중씨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을 정도로
신인의 파워가 엄청났어요. 수상소감 듣겠습니다."
현중이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고는 조용히 카메라를 잡았다.
-"....이런 거..꿈도 못꿨었는데...이렇게 잘 키워주신 DSJ 소속사에
사장님,실장님...보컬선생님,안무 선생님,아..너무 많네요.
고생 많이 한 매니저형이랑.........흠..하..."
-"아,현중씨가 눈물을 참고 계시네요. 이런 날은 좀 울어도 됩니다~"
-"..하아..진짜...영생이랑..정민이랑도..고맙고,천아도 고맙고...
또...팬분들..빼놓을 수가 없고..진짜 감사드립니다......"
형준이 그런 그를 자랑스럽게 지켜보다가
늦은 시간이였기에 가게를 정리하려고 일어나려던 찰나였다.
뒤돌아있던 형준이 TV속에서 흘러나오는 현중의 목소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마지막으로....김형준.....많이 보고 싶고.....사랑한다."
형준이 아랫입술을 깨물고 조용히 TV를 뒤돌아보았다.
TV속의 현중이 눈물을 흘리며 마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형..준아?"
규종이 놀란 눈으로 형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형준은 아무런 미동 없이 TV만을 바라봤다.
형준이 갑자기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가만히 서 있었다.
"...가보지 그래.."
규종이 조용히 형준에게 말했다.
형준이 울음을 참으려 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어떻게 가..."
.
시상식은 막바지를 달하고 있었다.
현중은 그 뒤로도 특별 무대를 선 보인 뒤 [H.A.P]를 제치고 네티즌 인기상까지 거머 쥐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드려진 트로피 보다는 지금 당장 이 시상식장에서
뛰쳐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였다.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현중을 눈치채고는 정민이 그런 그의 팔목을 조용히 잡았다.
"...내가 한 때 끼어들었던 제 3자 입장에서 말하는 건데 말야..
김형준이라면..지금 죽어라 여기로 오고 있을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하아.."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무대.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함께 시상식이 끝이 났다.
현중은 시상식이 끝나고 모든 가수들이 내려감과 동시에 제일 빠른 걸음으로 내려섰다.
"현중아! 현중아!"
수상의 기쁨에 현중을 안아주고자 저 멀리서 달려오는 매니저를 보고는
현중이 트로피를 매니저의 손에 안겼다.
그리고 당황한 매니저의 주머니에서 차키를 빠르게 빼낸 뒤 뛰쳐나갔다.
"..에...현..중아?"
당황한 매니저가 그 자리에서 트로피 두개를 들고 가만히 현중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현중은 빠른 걸음으로 뛰어가 매니저가 따로 타고 왔던 매니저의 차를 탔다.
하지만 형준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디를 간다는 것 조차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였다.
차에 시동을 걸고서도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하고 있을 찰나,
그 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현중이 전화를 받았다.
"압구정에 CGV 영화관 뒷편 사거리에 횡단보도 앞 카페.거기가 김형준 가게야."
"....고맙다,허영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