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子의 치명적인 유혹*39
-변화-
'툭-!'
얼마 안 가 무언가가 차에 부딪히는 소리에 현중이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
조용한 정적이 이어졌다.
현중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미 모든 걸 다 용서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김형준을 제 품안에 꼭 넣고 싶었다.
하지만..
".....아니잖아...흐으으....흐윽..김형준...."
현중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 못한 채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건...하늘이 내린 너무 과한 벌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어따 들고 다녀!!! 미쳤어!?!?! 돈 물려 낼꺼야, 말꺼야?!"
갑자기 들리는 중년 아저씨의 화난 목소리에 현중이 당황한 듯 조용히 눈을 떴다.
그리고 사고가 난 곳으로 조심히 다가 섰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요..죄송해요, 안 다치셨어요?"
"아니,안 다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차 이렇게 된 거!! 어떻게 할꺼야, 어떻게 할 거냐고!"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해요.."
"아니, 이 차가!! 이거 깨진 거!!! 나이 몇이나 먹었어?! 국민학생이야?!"
현중이 힘이 풀렸다는 듯 머리에 통증이 오는 걸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의 나무를 받아버린 차.
그리고 그런 차의 옆에 서 있는 운전자 앞에서 고개를 연신 숙이며 용서를 구하고 있는 형준.
"...내가 물러드릴게요. 얼만데요."
현중이 조용히 운전자에게 다가섰다.
그런 현중을 본 형준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뭐야..아는 사람인가 본데..아니 멀쩡하게 다 큰 남자가 무단횡단이 말인가?!"
"아,그니까요. 계좌번호랑 핸드폰번호 부르세요."
"문제가 그게 아니라!! 이 사람,이거 정신 상태가~"
"아!! 제대로 고칠만큼 줄 테니까 계좌번호랑 핸드폰번호 부르라고요!!!!"
현중의 가히 '막대먹은' 카리스마에 눌린 운전자가
조용히 핸드폰번호와 계좌번호를 불렀다.
마지막까지 형준을 째려보던 운전자가 현중이 무서워서 인지 이내 자리를 떴다.
.
"......."
"......."
한참동안이나 둘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한 채 말이 없었다.
그 분위기가 무안했는지 형준이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꺼냈다.
"...신인상..축하해."
"축하는 이미 많이 받았어."
"....."
"....그보다...보고싶었어."
"......"
현중의 나지막한 한 마디에 형준의 눈에서 금새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형준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잊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데.
현중의 한 마디에 그 모든 시간과 노력이 한 번에 허물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흐으으...잊으려고....얼마나 노력했는데..."
"너한테 내가 잊혀질리가 없잖아."
"....끝까지..정말.."
"..나...너 오래 전에 용서했어."
"........내가...못할 것 같아.."
"....그럼 그 용서받는 것도..나랑 같이 하면 되 잖아. 내가 같이 기다려 줄게."
"....흐으으...흐으..그래줄꺼야..?"
현중이 형준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워냈다.
그리고 형준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조용히 형준을 바라봤다.
"니가 얼마나 힘들었건...나를 얼마나 잊었건..아무 상관 없고..내가 너..아직 사랑해.
그냥 이거 하나면..니가 돌아올 이유..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중의 안타까운 시선에 형준은 하염없는 눈물만 흘렸다.
그러던 형준을 조용히 바라보던 현중이 두 손으로 형준의 머리를 잡았다.
형준이 잠시 주춤하고는 그런 현중의 손을 빼내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중이 조용히 형준을 바라보다가 이내 조금씩 형준에게로 다가섰다.
느리게 다가오던 현중이 갑자기 빠르게 형준의 입술에 와 닿았다.
당황한 형준이 눈을 깜빡거렸다.
그리고 이내 제 입 속으로 현중의 혀가 들어오자 놀란 형준이 그대로 현중을 밀쳐내었다.
갑작스런 현중의 키스로 이미 형준의 울음은 멀리 떠나간 지 오래였다.
"..가..갑자기..그러면.."
"...너 그럼 가게에서 왜 뛰어나왔는데,나 보러 오던 거 아니였어?"
"..그건...."
"...솔직해지자..나 아직 너 사랑하고..너도...날..."
현중이 제 입으로 말하기가 부끄러운 지 말을 더듬었다.
"..그니까...너도 날.."
아직 눈가에 물기가 어린 형준이 그런 현중을 빤히 응시하다가 이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이내 무언가를 마음 먹은 듯 갑자기 현중의 멱살을 잡았다.
놀란 현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형준을 바라보았다.
"사랑해,김현중."
형준이 갑작스레 현중의 셔츠재킷을 잡고 그대로 현중의 입술에 입술을 맞추었다.
현중이 깜짝 놀랬는지 주춤하고 눈을 깜빡였지만
이내 제 눈 앞에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맞대고 있는 사랑스러운 형준을 보고
피식 웃다가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래, 사랑이란 거. 이런 거 잖아.
얼마나 힘들었건 고통스러웠건..
사랑하는 당신과의 입맞춤 하나에 잊어버릴 수 있는 거.
김현중, 내가 당신을 너무 많이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