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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는 형준이 껀데..

저도 늘 생각하는게, 그냥 김현중은 김현중이였으면좋겠어요.아무리 사람들이 이렇게라도 해보지, 저렇게라도 해보지 해도, 사람들의유행에 따라서 ..

엣제를밀어줘염...

......현총하자마자떠오른게왜투리더일까요. 아하하하하하. 근데정말사진만보면...현중이넌수의기질이다분하단말이다...이개자식...

......보고왓서효 ㅠㅠㅠ 스타일리쉬 메인에 정민이 ㅎㅇㅎㅇ넘 이쁘다구요.입을 아주 앙 다물엇더구놔?ㅋㅋㅋㅋㅋㅋㅋㅋ총수님이 좋아한다면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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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내용 상단

번호:22
제목:키스와 죽음 사이 _21
글쓴이:심각한비증

조회:210
작성일:2008-03-24 01:18:30
수정일:2008-03-24 01:18:30

게시물주소: http://bi-jeung.ohpy.com/219393/22

글내용 본문

키스 죽음사이 .................

Kissing Or Dying

Killing Or Desertting

키스하거나 죽거나

죽이거나 놓아주거나

* K O D 21  변하지 않을, 변하지 못할

 

 

 

정민은 무언가가 짓누르고 있는 답답한 느낌에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러자, 제 가슴위에 올려져 있는 현중의 팔이 보였다. 정민은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봤다. 아직 꿈나라에서 깨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는 현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얼마만에 이렇게 가까이 있어 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일이 아닌데도, 오랜만에 현중과 이렇게 바싹 붙어 있자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치 두 사람이 연애를 처음 시작하던 때 처럼.

정민은 현중의 팔이 무거웠지만 일부러 치우지 않고 조심스레 현중의 팔 위에 제 손을 올렸다. 현중의 살결이 제 손가락에 와닿자, 정민의 심장이 조금 더 뛰기 시작했다.

 

정민이 다시 현중에게로 시선을 돌려 그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 조금은 피곤해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이마며 눈이며 코며 입술이며 시선이 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렇게 현중을 지그시 들여다보고 있을 찰나 현중이 깨어난 듯 조심스레 눈을 떴고, 정민과 바로 눈이 마주쳤다.

 

정민은 그 상태로 굳어버렸고, 현중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정민과 눈이 마주치자 조금 무안한 듯 정민을 멍하니 바라봤다.

 

 

"....."

 

 

현중은 정민의 가슴팍을 짓누르고 있던 자신의 팔을 떼어내며 정민을 바라봤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서 둘 사이에 어색함이 맴돌았다. 며칠 전 까지 냉전이었다가 어제 정민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화해 아닌 화해를 하게 된 그들이었기에, 어느 누구도 섣불리 말을 꺼내는 게 쉽지 않았다. 

 

정민의 심장은 아직 현중을 향해 두근거리고 있었다. 어제 현중을 보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정민은 어디 있을 지 모를 일이였다. 자신에게 없어선 안 될 그런 현중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안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모든 것을 밝히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현중을 피해서만은 안 된다고 느끼는 정민이였다. 그런 마음을 먹은 정민은 마음을 먹은 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형.."

".....?"

"...나 .어제 진짜 나한테 실망할 만한 일이 있었거든...후회 안 할 거라고 내가 호언장담 했는데...생각했던 것 보다 실망감이 더 큰 거야.....몇 시간 되고 나니까 제 정신이 돌아오는데...미쳐버릴 것 같았어. 정말...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어."

"......"

"근데....집에 와서....형 얼굴 보고 나니까...정신이 차려졌어. 그 전까지...무섭고 두렵고...내가 너무 싫어서 죽을 것 같았는데...형 보고 나니까...그거 다 없어졌어."

"......"

"속 썩여서 미안해...형 없이도 될 것 같아서 그랬어.근데 나..형 없으면 안 돼."

 

 

현중이 정민의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었다. 마음 속에 알싸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 동안 이해할 수 없는 정민의 일방적인 행동 때문에 정민이 한 편으론 원망스러웠는데, 그런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여지는 현중이었다.

 

정민이 이제서야 돌아왔다고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이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무슨 연유에서 현중을 피했던 건지, 왜 그렇게 늘 피곤해했었고, 어디가 아팠었고 지금은 괜찮은 건지.

그게 현중이 아닌 다른 남자 때문이라 할지라도 현중은 이해해 줄 생각이었다. 그 남자에게 가서 해코지 할 생각도 없었고 그저 정민이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해주기만 한다면 아직도 남아 있는 정민에 대한 의심과 걱정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정민."

"......."

"너..내가 지금까지 무슨 일 있었는지 다 얘기하라고 하면...얘기할 수 있어?"

"......."

"......."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정민은 조금 놀란 듯한 표정으로 현중을 바라보고 있었고, 현중은 정민이 말을 조금 더 쉽게 꺼내게 하려는 듯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어떻게 안 해. 이 일로 꼬투리 잡고 늘어지겠다는 것도 아냐. 니 잘못 질책하겠다는 것도 아냐.. 그냥 이해해보겠다는 거야. 그게 무슨 일이였건, 내가 너 이해해보려고."

"....."

 

 

현중의 진지한 눈동자가 정민의 시선 안으로 들어왔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다. 정민은 모든 진실을 현중이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생각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 카메라에 영운과의 섹스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게 사람들 사이로 거래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영운과 헤어졌다. 그러나 몇 년 뒤, 동창회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었고 예전 CD를 아직 가지고 있던 영운의 협박에 못 이겨 섹스 한 번으로 합의를 했으나 그 장면이 몰래 설치해두었던 카메라에 찍혀버려서 그 뒤로 셀 수도 없을 만큼 당했다고?

 

떠올리기도 생각하기도 싫은 일들이었다. 그 일들을 했던 게 자신이라고 생각만 하면, 내 자신이 더러워보여서 혐오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조리 밝히라니.

정민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현중에게 비밀을 감추고 있는 건 싫지만, 이런 건 지금 현중에게 밝히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였다.

 

 

"....얘기해줄 수 있어?"

"........"

"........"

"미안해.."

"........"

 

 

정민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고, 현중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덤까지 들고 갈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은 과거의 실수를 지금은 도저히 현중에게 밝힐 용기가 없었다.

 

 

".....조금만..."

"응?"

"조금만 기다려줘..조금만....나...정말 지금은 안 돼..아직은 마음의 준비도 안 됐고, 정리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다 얘기해 줄 수는 없지만...꼭...꼭 다 얘기해줄게. 약속해.."

"......"

"...미안해....정말 미안해...."

".....그래."

 

 

현중은 많이 실망한 눈치였지만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정민은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화를 내지는 않을 망정, 헤어지자는 선고를 하지는 않을 망정 모든 걸 이해하겠다는 현중의 앞에서 그 조차도 거부해버리고 숨어버리는 자신은 정말 못나보이기 짝이 없었다.

 

정민은 그런 현중을 보며 굳게 다짐했다. 모든 걸 정리해내겠다고. 그리고 모든 걸 말해주리라고. 

그러고보니, 한 번도 영운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매일 모든 걸 체념한 모습으로, 좌절한 모습으로 그의 요구에 응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무릎을 꿇던 어떻게 하던 죽을 오기로 영운에게 부탁을 해 볼 생각이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이런 현중이 옆에 있어준다면 괜찮았다.

 

 

 

"현중이형."

"......."

 

 

 

정민이 조심스레 현중에게 다가가 그의 입술에 입술을 맞대었다가 조심스레 떼어냈다. 정민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직 모든 걸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몸을 보여 줄 용기도 없었기에, 그와 키스를 하던 섹스를 하던의 용기는 아직 없었다. 그래도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지금의 진심은 전해주고 싶었다.

  

 

 

"미안해,진짜 조금만 기다려줘.."

"........"

 

 

 

현중이 당황한 채로 멍하니 있었다. 조금 충격을 먹은 얼굴이였다. 정민의 입술이 자신에게 왔다가 떨어졌을 때, 어제의 그 상황이 또 다시 떠오르고 만 것이었다.

 

정민이 아닌 형준이 또 다시 정리되었던 머릿 속을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

 

 

 

"어,영생이 형-나도 한 입만."

"싫어."

"아,쫌생이! 한 입만."

"현중이도 먹고 있잖아. 현중이한테 달라 그래."

"....달라고 하기는 커녕 쳐다보기도 무섭거든?"

 

 

규종의 말에 핫도그를 먹던 영생이 고개를 돌려 현중을 바라봤다. 과연 규종의 말대로 현중은 핫도그를 입에 문 채 가만히 굳어선 사색에 빠진 모습이었다.

 

 

"도라이 같이...뭐하는 거야."

"여어- 현중이 형, 형 만의 세계에서 깨어나봐. 레드 썬!"

".....어?"

 

 

규종이 현중의 어깨를 짚자, 현중이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올려 영생과 규종을 바라봤다.

 

 

"세상에서 김현중이 하기에 제~일 어색한 거 세 가지가 뭔 줄 알아?"

"....뭔데?"

 

 

영생이 규종에게 핫도그를 내밀며 눈치를 주자, 규종은 핫도그를 마이크 삼아 입가에 가져가더니 꽤 진지한 모습으로 말을 꺼냈다.

 

 

"첫번째! 귀여운 짓."

"......."

"두번째! 부티나 보이는 거."

"......"

"그리고 세번째!"

".....세번째 뭐."

"진지모드."

 

 

규종의 말에 영생이 피식 웃어보였고, 현중은 규종을 어이없다는 듯 노려봤다. 규종은 영생과 눈을 마주치며 웃다가 남아 있던 핫도그의 반을 입 안에 집어넣었다.

 

 

"야! 왜 먹어!"

"많이 안 먹었어."

"2분의 1이 날아갔거든? 물려내,임마."

"알았어, 뱉을까?"

"...그냥 쳐먹어."

 

 

현중이 영생과 규종을 번갈아보며 한심하다는 듯 한 숨을 내쉬었다.

 

 

"...한심한 초딩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거 너한테 들으니까 되게 기분 나쁘다."

"동감이야."

"나 완전 지금....심각하니까 좀 꺼지지, 둘 다?"

 

 

현중의 말에 영생과 규종이 가지는 못할 망정 둘 다 현중의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는 현중을 진지하게 들어다보며 뭐든 말하라는 눈치를 주었다.

 

 

"뭐..뭐야?"

"걱정있는 거 다 말해. 들어줄테니까."

"어차피 정민이 일 일거 아냐, 안 그래?"

"......."

 

 

현중이 조용해지자 영생은 현중을 걱정스레 바라봤다. 사실 며칠새 힘 없이 있는 모습 때문에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모른다. 문제가 정민과의 싸움이었다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다반사였기에 걱정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크게 틀어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정민이랑...화해했어..화해라고 해야돼나...어쨌건."

"어?...그거...잘 된 거 아냐?"

"....그럼 걱정할 거 없잖아? 왜 뭐가 또 문제야?"

"그니까...화해를 하긴 했는데...그런 거 같긴 한데....뭐라고 해야 돼나...그 녀석이 지금껏 있었던 얘길 안해...무슨 일인지 몰라도 계속 숨겨."

"......"

"아,이러면 안 돼는 거 아는데...솔직히...의심 안 되면 그게 이상한 거 아냐..? 언제 또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제 멋대로 틀어져서 나 피하고 말도 안하다가...제 멋대로 돌아와서 미안하다는데...."

"...정민이 그거 바람 핀 거 맞지?"

"........"

"그렇게 말하지마, 그건 아직 잘 모르는 거 잖아."

 

 

영생의 말에 규종이 조금 기분 나쁜 듯 반박했다. 그런 규종을 바라보던 영생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니가 정민이랑 친한 건 이해하지만 상황이 그렇잖아. 감정 빼놓고 판단해야지."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랬을 거야, 정민이 그럴 놈 아닌 거 알잖아."

"물론 정민이 천성이 나쁘다는 건 아냐. 하지만 어쨌든 이번에 제일 잘못한 건 정민이 아냐? 현중이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너도 옆에서 쭉 지켜봤잖아."

"알긴 아는데...."

"난 솔직히 저번에 재중이형이 말했던 그 남자..."

".....뭐?"

 

 

규종이 갑자기 인상을 쓰며 영생에게 눈치를 줬고, 영생은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을 눈치 채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재중이 형이 뭘 말했는데? 무슨 남자."

"....아..그거.....그니까.."

"말해봐."

"그니까...재중이 형이 길거리에서 봤대..정민이랑 어떤 남자랑 같이 있는 거..."

"......."

 

 

상황으로 봐선 정민이 바람을 핀 게 거의 90% 가 넘었지만, 그래도 현중은 아니길 바랬다. 그래서 두려움 속에서도 정민이 모든 걸 밝히길 바랬던 것이었다. 혹시 모르는 사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 작은 가능성조차도 무산이 되버릴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김현중- 그런 표정 짓지 말고...그..그래도 정민이가 돌아왔다니깐..."

"......."

"그런데 현중이형, 형은 그거 믿어? 정민이가 바람폈다는 거."

"........"

"난 안 믿어. 그 녀석이 왜 바람을 펴. 진짜 무슨 일 있는 걸 거야."

"그 무슨 일이 뭐길래 현중이한테 얘기를 안 해주는건데... 현중이한테도 말 하지 못할 일이라면 다른 남자 이야기 밖에 더 되겠어?"

"아니, 아무리 그래..."

 

 

규종이 영생에게 반박을 하려는 찰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고, 규종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먹던 핫도그를 영생에게 내밀며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는 규종을 보면서 현중이 조심스레 영생을 올려다봤다.

 

 

 

".....솔직히 김규종이 정답이야."

"...응?"

"정민이가 아직 아무것도 얘기 안 해준 상황인데, 그냥 추측만으로 바람폈다 뭤다 하는 거...아니라고. 내가 규종이처럼 해야 되는데... 안 믿어지는데 어떡하라고."

"너..왜 정민이가 안 믿어지는 거 같은데?"

 

 

영생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현중을 바라봤다. 현중이 주저하는 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영생을 올려다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가 계속 다른 애를 생각하거든. 박정민이 아니라...다른 애를 생각해. 내 머릿 속이. 이러면 안 된다고 맘을 잡는데도 계속 생각 나. 내가 나를 못 믿어서...정민이까지 의심하게 돼."

"..다른 애...라니?"

"나 어떡하냐, 그 애가 머릿 속에서 안 지워지는데..."

 

 

 

.

 

 

 

마침 정민이 영운에게 연락을 하려는 찰나, 영운에게서 연락이 와서 영운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오늘은 어떻게든 해보려 다부진 마음을 먹은 정민이였다. 몇 분 뒤 영운과 또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최근들어 기분이 가장 좋은 날이였다.

 

정민이 조심스레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되지 않아 문이 열렸다. 정민이 조심스레 집 안으로 들어서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웬일인지 불이 다 꺼져 있었고 음산해보이기 까지 하는 집이었다.

정민이 조심스레 한 걸음, 두 걸음 거실로 다가갔다. 그리고 쇼파에 앉아 있던 영운과 눈이 마주쳤다. 정민은 순간 영운을 보고 놀랄 뻔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벌써부터 술을 마신 모습이었고, 얼굴에 슬픔이 가득 서려 있었기 때문이였다. 한 마디로 폐인같은 모습이었다. 당황해하던 정민은 정신을 차리며 쇼파로 다가가 영운의 옆에 앉았다. 

 

 

"...김영운."

"........"

"나 오늘 너한테 할 얘기 있어."

"그래?......나도 있어."

"나부터 할까? 너부터 할래?"

"........"

 

 

영운의 슬픈 표정이 못내 신경쓰였지만, 정민은 일단 영운의 이야기부터 듣기로 했다. 영운이 술까지 마신 상태라서 반응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는 뒤로 미루기로 했던 것이다.

 

 

"잠깐만..."

 

 

영운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뭘 가져오려는 듯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민은 평소와 너무 다른 영운의 모습에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머지 않아 다시 방 문이 열렸고, 영운이 거실로 나왔다. 손엔 CD 몇 개를 가득 쥔 채로.

 

 

"......."

 

 

그는 여전히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고, 정민은 영운의 손에 쥐어진 CD를 놀란 듯 바라봤다. 영운이 갑자기 손에서 CD를 떨어뜨렸다. 정민은 떨어진 CD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고, 영운은 그런 정민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이를 악 물며 바닥에 떨어진 CD를 무차별하게 밟기 시작했다.

 

 

"....!!!"

 

 

영운이 CD를 과격하게 부수는 모습을 본 정민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엔 이를 악 물고 발로만 밟던 영운이 언젠가부터 손을 사용해가며 까지 CD를 부숴뜨리기 시작했고 부숴진 날카로운 CD 조각은 영운의 손과 발에 이리저리 상처를 내고 있었다.

당황한 정민은 눈을 크게 뜨고 영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기..김영운....왜...그래?"

".........."

 

 

영운이 아무런 말 없이 계속해서 CD를 부수고 있었고, 정민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영운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본 정민은 분위기를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일어서서 영운에게로 다가갔다.

 

 

"왜 그래..? 어? 김영운."

"......"

"...야...너 왜 이래.."

 

 

정민이 일어서서 영운의 앞에 다가갔다. 당황한 정민은 피가 나고 있는 영운의 발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한참 CD를 부수고 있던 영운이 눈물이 맺힌 슬픈 눈을 하고 정민을 바라봤다.

 

 

"......."

"....왜...그래.."

 

 

 

영운의 입술과 속눈썹이 떨려오는 게 정민의 시선에 여지없이 드러났다. 당황한 정민이 무어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였다. 갑자기 젖은 눈으로 정민을 바라보고 있던 영운이, 갑자기 정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

"......."

"미안해...미안해, 진짜...."

"......"

"미안해...할 말이 없어..이거 밖에 할 말이 없어..미안해.."

 

 

 

영운의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피가 나고 있는 그의 손에도 눈물방울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그런 영운을 바라보고 있는 정민은 갑작스런 상황에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미안해..정말 몰랐어....미안해..."

"......."

"진짜...아무것도 몰랐어...미안해...미안....미안.."

"...왜...그래.."

 

 

영운의 눈물이 계속해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정민은 아무런 말도 나오지가 않았다. 그저 제 앞에 보여지는 상황에 충격을 먹은 채로 서 있을 뿐이었다.

분명 좋아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정민에겐 너무도 갑작스런 충격이었다. 그저 이 모든 상황이 꿈이라고만 느껴졌다.  

 

 

"..제발...제발 용서해줘...정말 미안해..아무것도 몰랐어...진짜 몰랐어..."

"........."

"미안해...정말 미안해...."

"........"

 

 

영운이 고개를 푹 수그리더니 바닥의 카페트를 세게 쥐었다. 그의 손등 위로 굵은 눈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영운이 왜 이렇게 심하게 슬퍼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운..잠깐만.."

"...미안해....."

"잠깐만...나 좀 봐봐.."

"미안해..미안해..."

"....김영운....알았으니까.....나 좀 봐봐..."

 

 

 

영운은 정민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여전히 고개를 수그린 채로 무릎을 꿇은 채 정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 보았던 영운의 눈빛이 떠올랐다. 슬픔과 두려움이 배어있는 눈이었다. 정민의 손이 직감적으로 떨려오기 시작했다.

 

 

 

"정말 몰랐어..아무것도 몰랐어...나도 좀 전에 알았어.."

"........뭘...?"

"....미안해...알고 그랬던 거 아냐...."

"뭐가.....뭘.....조금 전에 알았는데...?"

".........미안....나..."

"...빨...리 대답해봐....."

 

.

.

.

.

.

 

 

 

 

 

"....나....에이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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