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와 죽음사이 .................
Kissing Or Dying
Killing Or Desertting
키스하거나 죽거나
죽이거나 놓아주거나
* K O D 23 화해의 경계선
아침이라는 상쾌함이 피부를 자극했고 현중이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러자 바로 눈 앞에서 잠이 든 정민의 모습이 보였다. 눈을 감고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삼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무런 말 없이 자고 있는 정민을 바라보던 현중이 조심스레 한 숨을 내쉬었다.
사실, 아직 정민에 대한 모든 의심이 풀린 건 아니였다. 아직 아무것도 현중에게 얘기해주지 않았고 그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시간을 달라고 말해 둔 정민이였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몰라도 정민의 행동을 보면 그가 현중에게 돌아온 것 만은 진심이라고 느낄 수가 있었다. 현중이 정민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무심결에 그의 뺨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어.."
그냥 정민의 뺨을 쓸어넘기려던 현중은 저도 모르게 소리가 튀어나왔다. 피부가 많이 거칠어져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볼 살도 빠진 게 꽤 헬쓱해보이기 까지 했다. 현중이 정민의 뺨에서 손을 떼어내며 그의 갈라지고 튼 입술에 조심스레 손을 가져갔다. 꾸준히 약을 바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낫지 않았던 입술이었다.
현중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민을 바라봤다. 정말 그 동안 정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자 자신이 무력하게만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모든 걸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기도 했다. 정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정민도 현중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시작으로 둘은 서로에게 '비밀'이란 게 생겼다. 현중이 지금 정민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바로 그 비밀이었고, 현중이 정민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숨기고 있는 형준에 대한 생각이 그 비밀이었다.
만약 정민이 현중에게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모두 전해준다면 현중은 잠시 형준에게 대해 가졌던 자신의 감정도 모두 얘기 해 줄 의향이 있었다. 비밀 같은 걸 서로 간직하면서 자그마한 벽이라도 생기는 건 원치 않았다. 그래서 현중은 자신에게 돌아온 정민의 모습을 보면서 형준을 절대 떠올리지 않으려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는 중이었다.
"어.."
".....깼어?"
"응.."
정민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눈을 떴다. 창가로 미세하게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눈이 부신 듯 살짝 인상을 쓰자 현중이 그런 정민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가 그의 팔에 손을 올렸다.
"어..."
"...왜?"
"근데...너 왜 이렇게 말랐냐?"
"..어?"
"다이어트라도 한 거야?"
현중이 정민의 팔뚝살을 쥐며 말했다. 다이어트라곤 필요하지 않은 몸인데 분명 전보다 확실히 살이 빠져 있는 모습이라서 걱정스러웠다.
"다이어트는 무슨..."
"고생이라도 했어? 기지배 팔뚝도 아니고 근육 하나 없이.."
"....이젠 근육질의 남자가 좋은 가봐?"
"풉...응, 그거 엄청 내 스타일인데."
"그렇지- 사랑은 변 하는 거지,뭐- 내 탄탄한 엉덩이가 좋다고 할 땐 언제고."
"내가 언제,임마!!"
"그랬잖아. 우리 맨 처음 했던 날, 그 왜...형 옛날에 살던 집에서!"
"집에서 처음 했나? 모텔 아니였어?"
"나 참,누구랑 모텔에서 하고 오셨길래 헷갈리세요?"
"....까불긴-"
현중이 정민의 손을 매만지다가 제 앞에 가져와서는 손가락을 살짝 깨물었다. 정민이 인상을 쓰며 현중을 장난스레 노려보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현중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손!"
"....어?"
"해봐봐, 손!"
"........"
현중도 갑자기 무언가 생각 난 듯 피식 웃더니 정민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정민이 잘했어-라며 현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민아."
"어?....!"
정민의 입술에 현중의 입술이 갑작스레 맞부딪혀왔다. 현중의 갑작스런 일격에 당황한 정민이 눈을 크게 뜨고 제 앞에 와 있는 현중을 바라봤다. 눈을 지그시 잠고 있는 현중이 시선에 들어왔다.
정민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채,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을 찰나 현중의 혀가 정민의 입 안으로 들어와 그의 혀와 치아를 건드렸다. 당황한 정민의 눈이 좀 전보다 더 커졌고, 정민의 팔뚝을 잡고 있던 현중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현중이 정민의 한 쪽 팔을 지그시 누르며 정민에게로 다가왔고, 옆으로 누워있던 정민의 몸이 제대로 눕혀졌다. 정민은 분위기를 눈치챈 듯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고, 정민이 뒤늦게 입술을 닫았지만, 입술을 닫으면 다 트고 상처가 난 입술을 현중이 건드렸으므로 입술은 다시 쉽게 열렸다.
"..음...아...형-"
"......."
정민의 한쪽 팔을 잡은 현중이 정민에게 키스를 가하는 채로 정민의 위로 올라왔다. 정민에게 무게를 실기는 전이였으므로 무겁진 않았지만, 현중이 자신의 위에 보이자 정민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바람에 뛰고 있는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
"....아...."
현중은 정민의 한 쪽 손목을 꽉 쥐고 있었다. 자신을 말리지 마라는 메세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물론 정민도 멈추고 싶은 건 아니었다. 현중과의 키스가 실로 얼마만인지 얼굴은 붉어져 있었고, 키스만으로도 발기를 할 것 같은 흥분 된 상태였다. 한 마디로 황홀했다. 절대 깨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였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생각하고 있는 건 달랐다. 황홀한 키스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꺼림칙하기도 했다. 단순히 타액이 섞이는 행위로 전염이 된다는 건 들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만약의 경우는 모르는 거였다. 현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정민의 머릿 속은 온갖 추측과 상상이 난무하고 있었다. 도저히 키스에 집중을 할 수 없음은 분명했다.
그렇게 정민이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즈음, 현중이 정민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더니 밑으로 가져갔다. 정민은 번뜩 정신이 든 듯 감고 있던 눈을 다시 떴다. 현중의 손은 자연스레 정민의 티셔츠를 맴돌다가 티셔츠 안의 맨살로 향하고 있었고 정민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나다를까, 현중의 손이 정민의 살결을 부드럽게,그러나 거칠게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형-..잠깐만."
"나도 참을만큼은 참았어."
"지..지금은 시간도 너무 이르고."
"언제는 우리가 시간 신경쓰면서 했냐."
말을 끝낸 현중은 다시 정민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고, 동시에 손으로 정민의 등을 스윽 훑어내렸다. 순간 몸에 전율이 오는 듯 정민의 허벅지가 떨렸고, 정민의 등줄기를 훑던 현중의 손이 정민의 엉덩이로 향하려는 순간이었다. 정민이 현중의 가슴팍을 세게 밀어냈다. 현중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당황한 얼굴로 정민에게서 밀려났고, 그런 현중을 살피던 정민은 한참 주저하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여..기까지만 할까?"
"......."
"여기까지만- 나 아직은...준비가 안 돼서.."
"....난 너랑 내가 화해를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물론- 그건..맞지만.."
"화해한 건 맞지만...아직까지 이런 건 안 됀다?"
현중의 비꼬는 듯한 불만스러운 태도에 정민은 얼어버리고 말았다. 뭐라고 해야 할지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변명 할 거리도 없었고, 빠져나갈 구멍도 없었다. 그저 미안한 표정으로 현중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후우,도대체 넌...언제까지 나한테 선을 그을 작정이야?"
"....뭐?"
"내가 알아선 안 될, 니가 도저히 말해 줄 수 없는 니가 그은 선. 그게 도대체 어디까지냐고."
"....현중이 형."
"됐다,치우자...이런 거 얘기해봤자..."
현중이 정민에게서 떨어지며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의 표정이 못내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 현중을 바라보고 있는 정민의 얼굴에도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난감할 따름이었다. 생각해보면 정민의 행동이 너무 섣불렀던 것이었다. 아직 현중에게 숨긴 게 투성이고, 그에게 밝히지 못한 사실이 산더미에다 그 오해를 풀지도 못한 상황에서 지금 정민이 현중에게 하고 있는 행동은 현중에게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 당연히 현중은 모든 걸 정리했다고 생각했을테니 말이다.
"미안해..."
"됐어,미안해하라고 한 말 아냐."
"....미안해.."
정민의 눈가가 젖어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정말로 현중의 행동을 거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문제때문에 현중이 휘말려 버리는 건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중하게 판단해서 현중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걸 알 리가 없는 현중의 차가운 한 마디에 정민은 억울하기도, 미안하기도 한 듯 살짝 눈물이 맺힌 채로 현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정민의 표정을 보자 현중도 마음이 약해지는 건 마찬가지인 듯 싶었다.
"그냥...확인하고 싶었을 뿐야.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확인하고 싶었던 거 뿐야. 그러니까 그냥..무시해."
"........"
"........"
"내가 형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
현중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마음 속에 담아뒀던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정민의 눈빛이 너무 슬퍼보여서 도저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그렇다고 말하면 정민은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 도저히 입 밖에 그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정민은 많이 사랑하고 있는데, 그걸 믿지 못하고 있는 건 현중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슴으로 정민을 사랑한다고 되내이던 자신이면서도, 머릿 속은 형준을 생각했던 것 처럼.
정민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되내이면서도, 머릿 속으론 자신이 모르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으리라고.
.
".....후우.."
밴드 연습실 앞에 하루종일 쭈그려 앉아있던 형준은 다리가 찌릿해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제부터 기다렸던 건지 벌써 몇 시간은 지난 것 같았다. 하지만 현중은 물론이고, 멤버 중 아무도 연습실로 오지를 않으니 오늘은 쉬는 날인가 하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고 있었다.
형준이 마지막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한숨을 내쉬고 있을 찰나, 연습실로 다가오던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
"....어."
저쪽에서부터 걸어오고 있었던 건 밴드의 보컬인 영생이었다. 아무래도 익숙한 얼굴이다 싶었는데, 영생도 형준을 알아본 듯 좀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공연 자주 오시는 분 맞죠?"
"....어..네,맞아요."
"맞네요~ 자주 본 얼굴이라서... 근데 여긴 무슨 일이에요?"
"에..아,저기...아...김현중씨...만나러요."
"....현중이요?"
"네,꼭...만나야 돼서요."
"현중이가 조금 있으면 여기로 와요?"
"...아뇨- 잘 모르겠어요, 그건."
"어,그럼...약속 안 하고 그냥 기다리는 거에요?"
"....네"
영생이 형준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를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추운 날씨에 꽤 많이 기다린 듯 싶었다. 그 때 영생의 머릿 속에 무언가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이 날씨에 올 지 안 올지도 모르는 현중을 꼭 만나야 한다며 아무런 말 없이 기다리는 남자. 그리고 현중이 말했던 떠올리기 싫은데도 계속해서 떠오르는 남자.
영생은 직감적으로 형준이 현중이 말한 그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연습 없는 날이에요. 난 두고 온 게 있어서 잠시 온 거고.."
"아,그래요? 에이..가야겠네-"
"저기..할 말 있는 거면, 현중이한테 전해줄까요?"
"아,아뇨...그렇게..전해 줄 이야기가 아니라서..."
"저기요, 이런 얘기 갑자기 하면 되게 당황스러워 할 거 알긴 아는데...나랑 잠시 얘기 좀 할래요?"
".....네?"
형준이 당황스러운지 눈을 크게 뜨고 영생을 바라봤다. 하지만 영생의 마음은 진심이었던 듯, 꽤나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영생을 보며 형준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영생은 형준에게 날씨도 추우니 근처 까페로 들어가자고 말했고 두 사람이 어색하게 바로 근처에 있던 까페 안으로 들어가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기이- 근데 무슨 일로.."
"음...저도 일단 시간 많이 없고, 그 쪽 시간도 많이 뺏고 싶지는 않으니까...되도록 빨리 말 할게요. 그대신 솔직하게 대답해줘요."
"...아,네."
"..현중이랑 무슨 사이에요?"
갑작스런 영생의 질문에 형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놀란 형준의 표정을 보자 영생은 다소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형준의 미묘한 표정변화를 관찰했다.
"어..아....저....무슨..사이냐면-"
"...무슨 사인데요?"
"그...그니까...어...제...제가.."
"그 쪽이 현중일 좋아한다구요?"
"예?! 그...그게!!........그...거에요.."
형준이 자연스레 고개를 밑으로 수그렸다. 그런 형준을 보며 영생은 자신의 추측이 너무도 쉽게 실현되어 나타나자 잠시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형준을 바라보던 영생이 다시 한 번 진지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네..좋아하는 거...뭐- 뭐 그건 내가 어떻게 할 것도 못 되고, 어떻게 하던은 상관 없는 거에요. 그런데있죠...현중이 애인 있는 거 알죠?"
"......."
"현중이가 고민상담 많이 했다니까 알겠다만, 둘이 요즘 사이 안 좋아요. 현중이는 그대로인데, 애인만 태도가 확 바뀌어버린 상태라서 현중이가 많이 힘들어해요."
"...네.."
"지금 당장은 당신이 있으면 현중이한테 힘이 되준다고 느끼겠지만,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건 ...그 애인과 멀어지고 나서 날 받아들였으면 하는...그런 흑심 아니에요?"
"......"
영생의 말을 들은 후, 형준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이 아니였다면 자신의 주장을 꿋꿋히 밀고 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형준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야 말았다. 어쩌면 영생이 말한 게 모두 진실이라고 느꼈기 때문에서였다. 겉으로는 현중을 위하는 척, 현중과 정민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척 하고 있었지만 속은 그럴지도 몰랐다.
이런 모습으로 현중에게 잘 보여서, 그가 정민과 헤어지게 되는 날이면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감정을 가진 사람인 이상 맘을 억지로 접으라는 건 아니지만...."
"......"
"한 마디로....경고하는 거에요. 더 이상 현중이한테 다가가지 마세요."
"....네?"
"김현중,만나지 말아요. 연락도 알아서 끊고. 만나자고 해도 피해요."
"........"
"거기서 당신이 조금만 더 다가가면....."
영생의 표정이 갑자기 싹 어두워졌다. 잠시 말을 뜸들이던 영생은 잠시 내렸던 고개를 들어올리며 형준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김현중이 흔들릴 게 분명해요."
영생은 형준의 표정을 살피다가 자신의 할 말이 끝난 듯,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선 형준에게 꾸벅 인사를 한 뒤 뒤를 돌아 카페 밖으로 나갔다.
형준은 아무런 것도 눈에, 귀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고백을 하게 된 건 원래 생각했던 게 아니었다. 현중이 다른 남자와 있는 정민을 본다면 분명 상처받을 거란 생각을 했고, 그 순간을 넘어가기 위해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을 털어놓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 헤어진 후로 형준은 너무 많은 후회를 했고, 또 현중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오늘 만나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왠 현중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 경고를 했다. 현중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말라고.
주변사람들도 알고 있을 만큼, 자신이 이렇게 현중과 연관이 되어 있는 사람이었나 싶어 내심 기쁘기도 했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죄인처럼 영생의 말을 듣고 있었을 뿐이었다.
"......"
혼자 앉아 한참을 생각하던 형준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나 때문에 흔들릴 거란 말... 안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